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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자유인ㆍ문화인ㆍ평화인ㆍ자랑스런 경기고 75회입니다.
26 1월 2014년
박민배

2014년 신년 산행 후기

박민배 2014-01-26

친구들 그동안 잘 지내고 있겠지?

시간은 왜 이리 빨리도 지나 가는지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
재작년에 Milford Track 그리고 작년에 Routeburn Track 에 이어서 올해도 남섬에 있는 Kepler Track을 이봉준군과 함께 지난 1 4일에 4 5일로 다녀왔다.
이번에 간 케플러트랙은 남섬에 있는 테아아우 호수와 마나포우리 호수 사이에 있는 Luxmore 산을 도는 총 60km 길이의 트래킹인데 우리는 버스 시간을 고려해서 50km만 걷기로 했다. 


드디어 14일 토요일, 와이프는 하루종일 먹을 김밥을 싸느라고 (일찍 싸 놓으면 쉴까봐) 나는 짐 준비를 하느라고 새벽 두시까지 헤메다 조금 눈을 붙이고 4시 반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다섯시에 봉준이를 픽업해서 공항으로, 주차장에 차를 맏기고 아침 7시 비행기를 타고 Queenstown으로 출발, 그리고 전과 동일하게 공항에서 기다리다 버스타고 Te Anau로 도착해서 DoC 사무소에서 산장 티켓 받아들고.  여기까지는 세번째라 그냥 집에 가듯이 자연스럽게 되더군. 여기까지 오니 오후 1시반.
그다음은 트래킹 시작하는 곳까지 한 5km 정도 되는데 걸어가긴 뭐해서 셔틀버스를 타기로 했다. 하루에 두번인 셔틀이 두시반에 출발이라 한시간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셔틀이 늦어 진다며 마침 자기가 그쪽 방향으로 가니 태워다 준다고 함.
드디어 오후 2 40분에 트래킹 시작.  처음도착지인 Brod Bay 까지는 5.6km 인데 호수가를 따라 걷는 평탄한 길이고 발걸음도 가벼워서 1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 잠시 휴식한 뒤 다음 목적지이며 우리가 묵게 될 Luxmore Hut을 향해 출발. 여기부터는 오르막 길인데 호수의 고도인 210m에서 시작하여 1085m 높이에 있는 산장까지는 약 8.2km. 도착예정 시간은 8시로 잡고 여유있게 걷기로 했으나 가는 도중에 날씨가 안좋아져서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사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계속 날씨를 주시하고 있었고 날씨가 점점 나빠지길래 은근히 걱정도 되나 나쁜 날씨를 각오하고 시작을 한거였거든.
중간중간에 조금씩 비가오다 그치다 하던중에 드디어 1시간정도를 남겨놓고 Bush line을 벗어나자 마자 비와 함께 엄청난 바람이 몰아 치는거야. 온도도 뚝 떨어지고. 나는 긴바지를 입었지만 봉준이는 짧은 바지를 입은 관계로 허벅지 쪽이 노출이 되어서 쥐가 나기 시작한 거지 추운데다 걸음까지 빨라지니.
그렇게 힘들게 걷다보니 드디어 산장에 도착 시간을 보니 일곱시가 채 안되었더군 조급함에 조금 빨리 걷게 된거지.
지치기도하고 배도 고프고 준비해간 제육볶음(양념만 해서 냉동했는데 다녹았어)을 뽂고 햇반을 데운뒤 식사 시작. 봉준이가 소주를 1.5L 가져왔슴. 소주잔이 없어서 셔틀 기다릴 때 아이스크림 먹고 컵을 챙겨놨지. 역시 산에서 먹는 소주는 최고야~. 양이 안차서 남은 국물에 라면 한 개와 햇반 하나를 더 넣고 끓이니 진짜 꿀맛이야. 그러다 보니 소주를 반만 마시기로 했는데 3분의2나 마셔버렸네. 그 사이 밖에서는 시속 100km가 넘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고 밤새도록 잠을 설치게 했다.


둘쨋날 조금은 잦아들은 비바람 앞으로 아침 여덟시 반에 출발을 했다.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는약 32km 로 조금은 먼 거리라 12-13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먼 거리를 걷지 않고 중간에 산장에서 하루를 더 지내지만 우리는(내가 계획 했으므로 나는) 조금 무리가 되지만 건너 뛰고 하루에 해치우기로 했다.
출발하여 점점 고도가 높아지자 점점더 비바람이 심해 졌고 드디어 1400m 지점에서 능선에 올러서자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온도는 2도정도에 비가오니 장갑 낀 손은 다 젖어서 얼어버렸고 비는 얼음으로 변하여 얼굴을 때리는데 무지 무지 아팠다.
걸으면서 문득 한 10여년전 쯤에 75회 덕유산 산행시 향적봉 근처 능선에서 비바람에 따귀를 맞은 생각이 드는거야.
그렇지만 이번에 얼음에 시속 100km로 맞는게 훨씬더 아팠다. 어쨌든 부지런히 걸어서 10시 조금 넘어서 첫번째 대피소에 도착 몸을 좀 녹이고 다시 출발. 계속해서 같은 상황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중에 두번째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진짜 가도가도 끝이 없이 느껴 지더라. 날씨가 좋으면 능선 양쪽의 경치를 감상하느라 가는줄도 몰랐을텐데잠깐 쉬고 12시쯤에 다시 출발해서 능선을 30분정도 걸으니 드디어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한참을 내려가 나무들이 나타나자 이제 다왔구나 싶었다. 여기서부터는 바람을 안 맞게 되어 한결 나았다. 추위도 덜 하고.
한시간쯤을 내려가자 드디에 두번째 산장인 Iris Burn Hut1시반쯤에 도착했다.
라면에 밥을말아 남은 소주와 함께 점심으로 하고 2시반에 다음 산장을 향해 출발했다. 여기서 부터는 16km 거리를 걸어야 하나 그동안에 많이 지친 관계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5시간 반만인 저녁 8시에 마침내 목적지인 Moturau Hut에 도착했다. 좀 쉬고 저녁먹고 취침. 술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슴.


세쨋날, 아침일찍 일어나 밥먹고 준비하고 8시에 출발. 마지막 남은 6km를 걸어나와 9시 반에 Rainbow Reach에 도착 10시 셔틀버스를 타고 Te Anau로 돌아옴. 11시반 버스를 타고 Queenstown으로 돌아오며 2 3일에 걸친 신년 산행을 마치게 되었다.




  
(시작점인 Te Anau 호수 Control Gate)
(Luxmore Hut으로 가는 도중 Bush line 지나서)
(같은 지점 봉준이)
(드디어 Luxmore Hut 이 보임 이후로는 날씨때문에 사진이 없음)
(제육볶음과 1.5L 물병)

(아이스크림 컵에 담긴 맑은 생명수)

(진짜진짜 맛있는 제육볶음 국물에 라면과 밥)

(거의 다 내려와서 Moturau Hut을 향해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 봉준이)

(세째날 아침 출발 전에 Moturau Hut 앞에서)




(마지막 종착점인 Rainbow Reach Swing Bridge에서)

(끝나고 나와서 Te Anau 파이 가게 앞에서)

(Queenstown Golf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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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 인정록 (jrin60) 2014.01.27
    부럽다. 한번 초대해라. 비행기표 끓어서~~
  • 정대진 (cdjking) 2014.01.27
    새해를 항상 건강하게 시작하는군! 좋아요
    웃을때는 주름때문에 형같아 보여 니들 무게잡아라 그게 한참 영해보인다 ㅋ ㅋ ㅋ
    밀포드 말로는 몇번같는데 늦기 전에 갈수있겠지....
    건강해서 보기좋다 항상 지금 같이
  • 목승호 (KKMOK) 2014.01.27
    장문의 산행기 잘 감상했네.
    산우회 본부는 열정이 예전보다 덜한데, 뉴질 지부는 단둘이지만 열정만큼은
    백인 못지않네 그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쇼.
  • 고영렬 (kohyr) 2014.01.29
    조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올라가지.....수고했다...
  • 유병성 (geoyou) 2014.02.04
    잊지않고 소식올려주니 고맙구나, 건강하게 사는 모습보니까 반갑고
    또 보고싶네 새해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경기고등학교 75회 동창회 -2014년 신년 산행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