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잘 지내고 있는지?
무었보다도 먼저 상도르에게 축하를 전한다. 그리고 (일일이 이름을 말해야 하지만) 좋은 일들이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는 축하를 안 좋은 일들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마라톤회 게시판을 보니 아무도 글을 올리지 않고 있고 또한 운동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나름 몇 글자 적어본다.
이 곳 오클랜드에 온지 일년 넘게 시간이 꽤 흘렀는데 어느날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매우 않 좋은 마음이 들었다. 모두 그러하듯이 한 해가 바뀌면서 자신을 바꾸는 또는 자신에게 좋은 일이 되게 하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는 것 같고 나 또한 무었을 할까 생각하던 중 전에 하던 달리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고 올해 초부터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우리가 알듯 달리기는 좀 지루하고 힘이 드는 관계로 혼자서는 하기가 조금 껄끄러눈 운동인지라 오클랜드 마라톤 클럽에 1월 초에 가입을 하고 같이 운동을 시작하였다. 이 클럽은 다양한 연령대와 (20대부터 70대 까지) 실력을 가진 (2시간 25분 부터 걷기 까지) 멤버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연습 또한 자신의 실력에 맞는 그룹을 택해 하고 있다.
나는 지난 수년동안 운동하고는 담을 쌓은 관계로 따라가지 못 할까 걱정하며 6분 30초 (1km에) 그룹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운동시간은 매주 일요일 오전 6시 30분에 클럽에 모여 그룹별로 출발을 하여 그날에 짜여진 루트를 따라 정해진 거리를 오클랜드 여기저기을 뛰어 클럽으로 다시 도착 하는 2-3시간 정도를 하게 된다.
문제는 첫날 1월 17일 가자마자 17km를 뛰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5월 1일 열리는 로또루아 마라톤 대회에 모두 참가하기 위해 연습을 시작한 것이었다. 정신없이 죽을 힘을 다해 뛰어 간신히 그리고 무사히 첫 번 달리기를 마쳤다. 그 다음 주는 21km를 뛰는데 17km 까지는 잘 갔는데 그 다음 부터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간신히 클럽에 도착했다. 그 다음 주는 23km를 뛰는데 웬걸 힘은 들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클럽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24, 26, 26.5, 28.5, 28.5, 32, 27, 33, 27, 32, 26, 16km 의 거리를 15주에 걸쳐 연습하고 드디어 5월 1일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대회전에 목표를 4시간 20분에 두고 4시간 15분 페이스 마커를 따라가기로 정했다. 출발후 조금 달리다 보니 약간 느리게 느껴져 5km 지점에서 4시간 마커를 따르기로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빨리하여 4시간 마커에 따라 붙었다. 10km 시간이 57분 기분이 괜찮있다. 약 17km 지점부터 20km 까지 오르막 경사인데 조금 힘이 부치는 것을 느꼈지만 무시하고 속도를 유지했다. 20km 시간이 1시간 53분 아주 괜찮있다. 그다음 부터는 내리막 및 평지.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26km 지점부터 28km 지점까지 오르막 급경사, 4시간의 속도로 뛰다보니 급기야 언덕 중간 쯤에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그다음 부터는 알다시피 고통의 연속. 그래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속도를 낮추어 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진짜 죽을 힘을 다 한 것 같았다. 1km, 1km를 간신히 통과 하니 드디어 40km지점. 나머지 2km는 인생에서 제일 지루한 시간. 마침내 골인지점. 시간을 보니 4시간 25분. 넷타임 4시간 24분. 그래도 차량에 실려오지 않고 끝까지 뛰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차에 실려오면 클럽 사람들 에게 그야말로 개망신이 될 것 같았슴) 한 숨을 돌리고 다시 경기를 재생해 보니 문제가 된 지점은 17km 에서 20km 구간 이었다. 즉 준비가 되지 않은 몸으로 무리를 하다 몸만 죽도록 고생을 시킨 결과가 되었다. 4시간 15분 마커를 따라왔으면 그렇게 고생은 안 했을텐데 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역시 능력껏 해야 된다는 귀중한 인생의 교훈을 얻고 대회를 무사히 마치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10월 31일에 열리는 오클랜드 마라톤에 신청을 했다. 이번에는 4시간을 목표로 연습을 하려 한다.
이상 지루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는데 역시 운동을 하니 몸도 건강해 지고 마음도 맑아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 친구들도 다시 한번 뭉쳐서 즐겁게 운동도 하고 대회도 나갔으면 한다.
하나 덧 붙이고 싶은 것은 달리기를 하며 여러 친구들이 생각났지만 특히 성수생각이 많이 떠올랐다. 아마도 성수와 같은 유능한 지도자가 없는 관계로 우리 달리기 모임이 침체되지 않았나 하며.. 또한 언제 한 번 보스턴 마라톤에서 성수와 같이 뛸 수 있을라나 하며 말이다.
모두들 건강하길 바란다.
그리고 참 산에도 가고 싶은데 여긴 갈려면 너무 멀어서 말이지 산우회 친구들도 열심히 운동하여 건강을 유지하길 바란다.
사진을 첨부했는데 너무 힘든 표정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