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 속의 행복한 하루"
추석 연휴 내내 이어지던 비가 멈춘10월 12일 일요일 점심,
하늘은 맑게 열리고 공기는 선선했습니다.
잘 익은 고추를 수확한다는 명목의 모임이지만,
사실은 친구들과 마음을 수확하러 광수네 사랑방 텃밭에 모였지요.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텃밭엔
붉게 익은 고추의 빛깔만큼이나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불판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세월의 이야기들이 흩날리고,
잔을 부딪히며 나눈 정은 어느새 젊은 날의 추억을 불러왔습니다.
16명의 친구들 얼굴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온기가 묻어 있었고,
고추의 매운 향처럼 삶의 맛도, 인연의 맛도 진하게 남았습니다.
특히 정삼진 친구의 기타 반주에 맞춰 함께 부른 노래는
시간을 거슬러 우리를 다시 청춘의 한가운데로 데려다주었지요.
이탈리아 와인의 부드러운 향,
32년산 산삼으로 담근 7년 숙성주 한 모금의 깊은 여운
그 모든 것이 완벽히 어우러진 하루였습니다.
광수네 사랑방 텃밭은 그날,
그저 고추를 따는 곳이 아니라
우정이 익고 추억이 다시 피어난 우리 마음의 쉼터였습니다.